나를 보여줘
체육시간 끝나고 옆 반 애 삼다수 바지 입고 집까지 갔다 온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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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체육 시간에 강당에서 미친 듯이 땀 흘리고 다 같이 옷 갈아입었거든? 근데 하필 옆 반이랑 수업이 겹쳐서 탈의실이 거의 피난길 수준이었음. 대충 바닥에 굴러다니던 내 거 같은 바지 쓱 집어 들고 입었는데, 솔직히 그때는 너무 정신없고 배고파서 아무 생각 없이 교실로 돌아왔음.
근데 하교할 때부터 뭔가 이상한 거야. 평소보다 바지 기장이 뒤꿈치를 덮을 정도로 너무 긴 데다가, 허리가 자꾸 흘러내려서 걸을 때마다 엉거주춤하게 올려 입어야 했음. '내가 그새 살이 빠졌나?' 싶어서 혼자 내심 뿌듯해하며 집에 도착함. 근데 옷 갈아입으려고 주머니를 뒤져보니까 내 립밤 대신 웬 모나미 볼펜이랑 접힌 500원짜리 동전 세 개가 나오는 거임.
경악해서 바지 안쪽 안감을 뒤집어봤더니, 이름표에 옆 반 키 185cm짜리 접점도 없는 애 이름이 대차게 적혀있었음 ㅋㅋㅋ 알고 보니 내가 키 차이만 20cm 나가는 애 바지를 입고 집까지 걸어왔던 거임. 순간 내 바지를 입었을 걔 모습을 상상하니까 소름이 쫙 돋으면서 미안함과 수치심이 밀려왔음. 걔는 그 작디작은 내 바지를 도대체 어떻게 끼워 입고 집에 갔을까?
결국 오늘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걔네 반 찾아가서 정중하게 세탁한 바지 봉투째로 건넸거든? 걔가 내 얼굴 보더니 터져서 "아 어쩐지 어제 밑위 길이랑 허벅지 터질 뻔해서 걸음걸이 고장 났었다"면서 주머니에서 내 립밤 꺼내주더라. 본의 아니게 서로 바지 교환식 하고 아침부터 미친 듯이 웃었음. 덕분에 옆 반에 절친 한 명 새로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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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송도기자님의 댓글
든든한송도기자 작성일아 185짜리가 그 작은 바지 억지로 끼워 입고 걸음걸이 고장 난 거 상상하니까 개웃기네 ㅋㅋㅋㅋㅋ
산책하는파도님의 댓글
산책하는파도 작성일본의 아니게 핏제물 바치고 친구 얻었네 ㅋㅋㅋㅋ 어제 그 185 애는 집 가면서 속으로 온갖 욕 다 했을 듯 ㅠㅠ
스마트리뷰어님의 댓글
스마트리뷰어 작성일체육 시간 탈의실 대혼란인 거 ㄹㅇ 공감 ㅋㅋㅋ 그래도 서로 안 싸우고 절친 된 거 훈훈하고 보기 좋다
온화한강남탐험가님의 댓글
온화한강남탐험가 작성일살 빠진 줄 알고 혼자 뿌듯해했다는 부분이 진짜 킬링포인트임 ㅋㅋㅋㅋㅋㅋㅋㅋ
끄적끄적메이트131님의 댓글
끄적끄적메이트131 작성일키 20cm 차이면 바지가 아니라 거의 레깅스 수준이었을 텐데 ㅠㅠ 걔도 립밤 챙겨서 돌려준 거 존나 착하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