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핵심 과제로 제시된 도수치료, 백내장 다초점렌즈 수술 등 비중증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를 차단하기 위한 '비급여 혼합진료 금지(제한)' 방안을 두고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와 국민 의료선택권 침해 논란을 중심으로 치열한 입법 공방을 벌였다. 급증하는 실손보험금 누수와 비필수의료 쏠림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비급여 관리 대책에 대한 국회 차원의 검증이다.
복지위 회의에서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기본 진료(급여)에 과도한 비급여 항목을 끼워 넣어 전체 진료비를 부풀리는 관행을 막기 위해,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비밸브 재건술 등 과잉 진료 우려가 큰 항목을 '선별적 혼합진료 금지 대상'으로 지정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를 통해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고 필수의료 수가를 파격 인상하는 재원으로 환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혼합진료 규제의 타당성과 국민적 수용성을 두고 격렬한 토론을 펼쳤다. 여당 의원들은 "비급여 진료비가 통제되지 않아 필수 진료 의사들이 개원가 비급여 시장으로 대거 이탈하고 건강보험료가 낭비되고 있다"며 "환자 부담을 줄이고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단계적 혼합진료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증 응급 및 소아·분만 분야 수가 인상을 즉각 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환자가 원하는 최선의 치료를 가로막고 정당한 의료 행위까지 일률적으로 통제할 경우 국민들의 의료 선택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며 "전면적인 금지 대신 비급여 가격 정보 공개 표준화와 실손보험 상품 구조 개편을 선행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또한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 타당성 재평가를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직업 수행의 자유 침해를 주장하며 결사반대를 선언했다. 복지위는 의료개혁특위 논의를 거쳐 세부 기준을 확정하기로 했다.
소비자단체들은 "혼합진료 금지는 실손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고 비급여 과잉 진료를 차단할 필수 개혁"이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복지위는 의료개혁특위 및 소비자단체와의 연석회의를 통해 선별적 비급여 관리 가이드라인을 6월까지 마련하도록 정부에 주문했다. 또한 도수치료 등 과잉 우려 비급여에 대한 실손보험 자기부담률을 합리적으로 상향하고 필수의료 분야 건강보험 보장성을 대폭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병행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의료계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필수의료 현장의 애로사항을 적극 수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