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과 공업용수가 공급되지 않으면 수십조 원을 들여 짓는 반도체 공장도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머물 뿐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경기 남부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의 조기 가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송전선로 지중화 및 취수 관로 구축 사업 예산을 당초 정부안 대비 1조 2,000억 원 증액하기로 여야 합의 의결했다.
증액된 재원은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연결되는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지중화 공사에 7,500억 원, 팔당호 취수장 증설 및 복선 관로 매설 사업에 4,500억 원이 각각 배정된다. 이에 따라 인근 지자체 주민들의 전자파 민원을 완화하는 동시에, 2027년 첫 번째 생산라인(Fab) 가동에 필수적인 3GW 규모의 전력 수급 불안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예결위 종합심사 과정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 속에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경쟁국들이 파격적인 보조금과 전력 인프라 무상 지원을 내걸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기간망 확충에 정부 재정을 과감히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집중됐다.
예결위원장은 "반도체 인프라 투자는 개별 기업을 돕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 성장 동력과 양질의 일자리를 지키는 안보적 과제"라며 "전력망 건설 지연으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막기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이번 예산 증액에 맞춰 환경영향평가와 토지 보상 절차를 신속히 병행하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오는 하반기부터 본격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