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가 상장 대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인적분할을 추진할 때 자사주(자기주식)를 활용해 대주주의 지배력을 편법으로 강화하던 이른바 '자사주 마법'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의 세부 규율을 집중 점검했다. 기업의 돈으로 사들인 자사주가 소액주주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키고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악용되던 오랜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자본시장 선진화 조치다.
정무위 회의에서 금융위원회는 상장법인이 인적분할을 진행할 때 보유 중인 자사주에 대해 신설 법인의 신주 배정을 전면 금지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보고했다. 기존에는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도 의결권 있는 신설회사 신주가 무상 배정되어 대주주가 추가 자금 투입 없이도 신설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대폭 높일 수 있었으나, 개정안 시행으로 이러한 편법 행위가 전면 차단된다. 또한 자사주 취득·처분 시 이사회의 구체적 목적 공시와 1% 이상 보유 시 상세 공시를 의무화했다.
여야 의원들은 소액주주 권익 보호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핵심 조치로 환영하며 철저한 이행을 주문했다. 여당 의원들은 "자사주 마법 금지는 주주 평등 원칙을 바로세우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높이는 결정적 계기"라며 "자사주 매입 후 일정 기한 내 소각을 법제화하는 2단계 상법 개정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사주를 활용한 무분별한 우호지분 교환 행위에 대한 공시 강화를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 역시 "그동안 자사주가 대주주의 우호 지분 확보나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거래에 악용되어 일반 주주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며 "인적분할뿐만 아니라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 시에도 기존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과 신주인수권을 완벽히 보장하는 추가 보완 입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는 기업들의 자사주 보유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보고했다. 정무위는 시행령 개정 후속으로 상법 개정안 심사를 병행할 방침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경제개혁연대는 "자사주 마법 금지는 오랜 기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이었던 왜곡된 지배구조를 정상화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정무위는 금융위원회와 함께 시행령 개정 이후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 공시 실태를 분기별로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대주주가 자사주를 이용해 우회 상장이나 경영권 방어용 지분 스와프를 시도할 경우 금융당국의 사전 심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병행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