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50인 미만(5인 이상) 중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적용 2년 추가 유예안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83만 7천여 개에 달하는 영세 중소기업과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건설 현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어떠한 예외 없이 전면 시행되는 국면이 공식 확정됐다.
여야 지도부는 본회의 직전까지 원내대표 회동을 거듭하며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산업안전보건청(산안청) 신설 시점과 예산 투입 규모를 둘러싼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했다. 여당과 정부는 중소기업계의 극심한 만성 인력난과 안전관리 시스템 준비 부족을 감안하여 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대신 2년 뒤 산안청을 설치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야당은 산안청 즉시 설립과 구체적인 산재 예방 국비 재정 지원 확약 없이는 법안을 추가 유예할 수 없다는 입장을 완강히 고수했다.
표결 무산 직후 여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영세 중소기업과 동네 식당, 정비소 등 소상공인들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전문 인력과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여 대표가 징역형을 받고 하루아침에 폐업으로 내몰릴 공포에 떨고 있다"며 "야당이 비현실적인 선결 조건을 앞세워 800만 근로자와 83만 영세 사업장의 절박한 민생 호소를 끝내 묵살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야당 원내대표는 "이미 3년간의 충분한 법 시행 유예 기간을 부여했음에도 정부와 경제계가 실질적인 현장 지원을 방기하다가 또다시 법 적용을 미루려 했다"며 "OECD 최고 수준의 산재 사망률이라는 오명을 벗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그 어떤 경제적 논리로도 후퇴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라고 맞받아쳤다.
고용노동부는 법 전면 시행에 따라 50인 미만 취약 사업장 83만 7천 개소를 대상으로 산업안전 대진단을 긴급 시행하고,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돕는 무료 컨설팅과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와 긴급 소통 핫라인을 개설하여 영세 사업장의 과도한 수사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현장 지도 중심의 계도 가이드라인을 전국 고용노동지청에 시달했다.
중소기업계는 "충분한 준비 없이 형사 처벌만 앞세운 가혹한 법 집행으로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줄도산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 반면, 노동계는 "모든 일하는 사람의 생명권을 온전히 보장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철저한 법 집행과 안전 감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