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불과 41일 앞두고 극심한 진통을 겪어온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90인, 반대 34인, 기권 35인으로 가결 처리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1년 전까지 마쳐야 했던 법정 시한을 11개월 가까이 넘긴 지각 처리였으나, 헌정사상 초유의 선거 파행이라는 최악의 파국을 막기 위해 여야 원내대표가 막판 담판을 통해 극적으로 타협점을 도출했다.
통과된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제22대 총선의 지역구 국회의원 정수는 기존 253석에서 1석 증가한 254석으로 확정되었으며, 비례대표 의원 정수는 기존 47석에서 1석 줄어든 46석으로 조정되어 총의석수 300석을 유지했다. 인구 증가로 인해 분구가 불가피했던 경기 평택시(갑·을·병), 화성시(갑·을·병·정), 하남시(갑·을)는 각각 1석씩 의석이 늘어났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등 인구 감소 지역의 무리한 통폐합을 피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의석을 기존 3석에서 1석 축소(강남갑·을 2석 통폐합)하는 것으로 여야가 최종 합의했다.
특히 여야 협상의 최대 뇌관이었던 전북 지역구 의석수 문제는 농산어촌의 지역 대표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여 현행 10석을 온전히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수도권과 강원, 전남 등 4개 권역에 걸쳐 거대 공룡 선거구 출현을 방지하기 위한 자치구·시·군 특례구역을 한시 지정함으로써 선거구 획정위원회의 당초 원안을 대폭 수정 반영했다.
표결에 앞서 진행된 제안설명에서 정개특위 여당 간사는 "인구 비례성과 농어촌 지역 대표성 사이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여야가 한 걸음씩 양보하여 도출한 고육지책"이라며 "유권자의 참정권 행사와 각 정당의 후보자 공천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조속한 공포와 후속 선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야당 간사 역시 "선거제 개혁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100% 살리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비례대표 의석 축소를 최소화하고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어촌 의석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단"이라고 자평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구 획정이 완료됨에 따라 전국 254개 지역구에 대한 예비후보자 재등록 및 선거 벽보·공보물 인쇄 등 공식 선거 사무 일정에 즉각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변경된 선거구 경계에 대한 대국민 안내 서비스를 포털 사이트와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제공할 방침이다. 여야 각 정당 또한 획정안에 맞춰 미뤄두었던 해당 지역구의 결선 경선 및 단수 공천 작업을 속전속결로 매듭짓고 본격적인 총선 본선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