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여줘
시험기간 도서관에서 바삭거리는 과자 몰래 씹다가 사서 선생님한테 사일런트 조교당한 썰
본문
기말고사 직전이라 도서관 열람실 안이 거의 무슨 적막만 흐르는 수행 공간 수준이었음. 나와 내 베프는 구석 자리에서 밤샘 공부를 하다가 허기가 극에 달해서, 가방 밑바닥에 숨겨둔 감자칩 봉지를 몰래 꺼냈음.
문제는 이 과자가 씹을 때마다 '바삭!' 하고 온 동네에 나 과자 먹는다고 광고하는 종류였음. 우리는 나름 머리를 써서 책장을 아주 크게 넘기거나 기침을 하는 순간에 맞춰서 과자를 씹기로 함. '하나, 둘, 셋' 눈빛을 주고받고 내가 과자를 입에 넣자마자 친구가 '흠흠!' 하고 기침을 뱉었음.
하지만 타이밍이 미세하게 어긋나서 친구의 기침이 끝나자마자 도서관 전체를 울리는 선명하고 경쾌한 '콰직!' 소리가 퍼짐. 그 순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물론이고, 저 멀리 유리가림막 너머로 사서 선생님과 정면으로 눈이 딱 마주침. 선생님은 조용히 손가락을 입에 대고 '읏' 하더니 우리를 손짓으로 불러냈음.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당연히 퇴실 조치당할 줄 알고 쪼르르 나갔는데, 사서 선생님이 무표정한 얼굴로 주머니에서 말랑말랑한 마시멜로 두 개를 꺼내 건네주심. '바삭거리는 소리로 암호 보내지 말고, 정 배고프면 소리 안 나는 이것만 얼른 녹여 먹어'라고 나지막하게 말씀하시는데 진짜 순간 사서 쌤이 천사로 보였음.
결국 그날 우리는 복도 구석에서 마시멜로 녹여 먹고 정신 차려서 새벽까지 열공함. 도서관 갈 때마다 혼날까 봐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싹 사라지고 이제는 그 사서 선생님이 우리 학창 시절 최애 쌤이 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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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탐험가님의 댓글
여의도탐험가 작성일마시멜로 건네주는 거 진짜 츤데레 정석 아니냐ㅠㅠㅠ 사서 쌤 완전 천사네
바다방구석파파님의 댓글
바다방구석파파 작성일아니 근데 하필 골라도 왜 감자칩을 고르냐고ㅋㅋㅋㅋ 소리 최강자인데ㅋㅋㅋ
직장인구름님의 댓글
직장인구름 작성일사서 선생님 멘트 미쳤다... '바삭거리는 소리로 암호 보내지 말고' ㅋㅋㅋㅋ 개스윗함
달리는소녀님의 댓글
달리는소녀 작성일타이밍 어긋나서 콰직 소리 났을 때 진짜 정적 흐르고 식은땀 났을 듯ㅋㅋㅋㅋㅋ
소소한꿈꾸는기자님의 댓글
소소한꿈꾸는기자 작성일와 나였으면 심장 철렁해서 바로 가방 싸고 튀었을 텐데 반전 대박이다
고독한보안관36님의 댓글
고독한보안관36 작성일기침 소리 끝나자마자 콰직은 레전드네 ㅋㅋㅋㅋㅋ 시트콤 한 장면 같음
여의도멘토님의 댓글
여의도멘토 작성일진짜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먹는 건 다 맛있는데 감자칩은 용자다 ㄹㅇ...
따뜻한열정파파님의 댓글
따뜻한열정파파 작성일사일런트 조교라길래 엄청 혼난 줄 알았는데 완전 훈훈한 썰이었네 ㅋㅋㅋ
별빛감성캐스터님의 댓글
별빛감성캐스터 작성일우리 학교 사서 선생님은 숨소리만 크게 쉬어도 벌점 주셨는데 너무 부럽다...
은은한방구석기자님의 댓글
은은한방구석기자 작성일소리 안 나는 마시멜로 녹여 먹으라니 ㅋㅋㅋ 선생님 센스 미쳤다 진짜 최애 쌤 될 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