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성수기를 맞아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코라이브 경제부 한가은 기자가 한국부동산원 및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지난달 기준 53.6%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약 1.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갱신 계약 비율이 줄고 신규 전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단지들의 호가가 수천만 원씩 뛰어오르는 양상이다.
이 같은 전세가 상승세는 입주 물량 감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상반기 대비 약 18% 감소한 7만 2,000여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전세 공급은 줄어든 반면, 가을 이사철을 맞은 직장인과 신혼부부들의 수요는 꾸준히 유입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의 59㎡ 아파트 기준 반전세(보증부 월세) 거래 비중은 전체 임대차 거래의 41%를 넘어섰으며, 이는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임차인들이 월세로 대거 이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세가율 상승과 월세 전환이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요건 강화와 맞물려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올리는 추세여서, 실질적인 주거 가처분 소득이 급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대출 금리가 여전히 연 4%대 후반에서 5%대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임차인들의 이중고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실수요자들은 주거비 지출 계획을 보수적으로 재조정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대출을 통한 신규 전세 진입보다는 갱신권(계약갱신청구권)을 적극 활용해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고, 외곽 지역이나 역세권 소형 아파트·다세대 주택 등으로 눈을 돌리는 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부 역시 추가적인 임대차 시장 안정화 대책과 함께 입주 물량 수급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